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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 이식을 고민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모발 이식을 고민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칠흑같이 빼곡하게 뒤덮인 모발. 이제 필수 선택이다.“결혼은 선택, 모발 이식은 필수.” <김창옥쇼>에서 등장한 명언에 나는 다시 한번 격하게 공감했다. 불과 몇 주 전, 소개팅으로 만난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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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이 빼곡하게 뒤덮인 모발. 이제 필수 선택이다.

니트 베스트는 장 폴 고티에×와이/프로젝트(Jean Paul Gaultier×Y/Project).

 

“결혼은 선택, 모발 이식은 필수.” <김창옥쇼>에서 등장한 명언에 나는 다시 한번 격하게 공감했다. 불과 몇 주 전, 소개팅으로 만난 그의 빈약한 앞머리 사이 초라했던 두피의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 메이크업과 네일이 남성의 자기표현 수단이라면 머리숱은 안타깝게도 누군가의 부, 배경, 라이프스타일을 가늠하게 만드는 척도로 작용한다. 영국 <가디언>지는 “남자들은 대머리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작은 성기를 갖고 싶다고 말합니다”라고 극단적인 인터뷰를 인용했을 정도다. 런던 소재 할리 스트리트 헤어 클리닉(Harley Street Hair Clinic)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 69%가 탈모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한다. 이토록 탈모란 세대 불문 남자들에게 예민하고 연약한 영역의 문제인 것이다. 후천적 요인으로 젊은 탈모 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현대사회지만, 흥미로운 건 치부나 오명처럼 여기던 과거와 달리 탈모에 대한 담론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틱톡에서 ‘모발 이식’이란 단어를 검색해봐도 알 수 있다. 30억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영상의 주인공은 대부분 20대 남성. 30초짜리 짧은 클립으로 수술 직후부터 회복까지 1년간의 여정을 매일 기록하는가 하면, 현실에서 나누지 못하는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한다. 숨기고 회피해서 문제를 키울 바에 증세를 빠르게 개선하고자 하는 진취적 태도를 보인다. “외모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정신 건강에 좋다면 망설일 필요가 있나요?” 15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커 ‘Kegs’는 자신의 모발 이식 후기를 나누는 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물론 모든 이에게 모발 이식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탈모가 시작됐다면 고려해볼 수 있는 치료법은 두 가지.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자라게 하고, 가늘고 약한 모발을 굵고 강하게 만드는 ‘모발 재생 치료’, 즉 약물 치료가 있다. 약물을 복용하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녹시딜’ ‘로게인’ 등의 발모제를 두피에 도포하는 것을 병행한다. 간편하지만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며, 유전형 탈모의 경우 치료를 중단한 뒤 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한계가 있다. 짧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거나, 밀도가 낮은 탈모 현상을 겪는 경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두피 문신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개인의 모근에 따라 알맞은 색의 잉크와 물을 혼합한 다음, 아주 얇은 바늘을 사용해 두피 표면에 잉크를 리드미컬하게 주입하면 모낭을 면도한 것처럼 보인다. “점을 찍듯이 시술하는 ‘SMP 도트 기법’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모근과 모근 사이, 두피의 빈 곳을 일정한 간격으로 직접 점으로 표현하며 고른 색소 주입을 위해 바늘 길이를 조절합니다. 원근법을 위한 명암 조정까지 그러데이션을 연출하죠.” 리앤채움의원 이석희 대표 원장은 설명한다. 표피까지만 바늘이 침습하기에 통증이 적으며 회복 과정이 빠르다. 다만 문신 특성상, 시간이 지나 색소가 바래기에 주기적인 재방문을 통해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하는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약물 치료 효과가 없거나 이미 두피가 드러날 정도로 탈모가 시작된 단계라면 모발 이식 수술을 권한다. 비교적 탈모 유전인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 후두부의 모발을 휑한 부위에 옮겨 심는, 정확히 말하면 모낭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핵심은 디자인이다. 모제림성형외과 남성 센터 박세호 원장은 “이식에 사용되는 기구의 지름이 감소하고 모발 개수와 굵기에 따라 분류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얇은 모로 잔털 효과를 주는 등 자연스러운 이식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턱 끝에서 코끝, 코끝에서 미간 정중앙까지의 비율 조절로 미학적인 디자인은 완성된다. 연예인, 아이돌의 사진을 샘플로 들고 가는 성형외과나 헤어 숍과는 달리 이마 라인은 밀도, 모발의 방향 등 세세하게 개인의 얼굴형과 분위기에 따라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모낭은 절개와 비절개, 두 가지 기법으로 채취된다. 모낭을 이식할 부위의 면적 계산과 함께 후두부 영역의 넓이와 길이를 정해 두피를 사선으로 절개한다. 절개 영역은 회복된 봉합선 앞쪽으로 모발이 자라나니 흉터가 눈에 띌 걱정은 적다. 다만 두피의 탄력성이 좋아야 한다는 전제는 있다. 모근까지 떼서 본래 모발 뭉치인 모낭 단위로 분리한 뒤, ‘똑딱이 펜’과 같은 ‘식모기’를 이용해 탈모 부위에 한 가닥씩 이식한다. 이 과정은 매우 섬세하며 까다롭고 또 신속하다. 베테랑 경력의 ‘모낭 분리사’ 여러 명이 두피 조직에서 건강한 모낭을 분리하고, 또 한 번 모낭을 굵기별로 분류해 구조적으로 이식한다. 모발 밀도가 낮은 한국인 특성상 모발을 한 가닥씩 옮겨 심는 ‘싱글모 이식’ 방법이 활용되다 보니 긴 시간과 고도의 스킬이 요구된다.

 

“모발 이식은 이제 탈모 치료 목적보다 미용을 위한 성형수술의 성격으로 변화했습니다. 젊은 세대는 풍성한 모발이 주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선호하죠.” 박세호 원장은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추세를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 막 30대 초반에 들어선, 아직 탈모를 겪어본 적 없는 남자 지인이 어릴 적부터 콤플렉스였던 넓은 이마를 위해 1.5~2cm가량 이마 라인을 내리는 모발 이식수술을 감행했다. 후두부에서 이마 라인으로 옮겨간 모낭의 수는 약 4,000개. 그가 선택한 방식은 최근 4세대로 꼽히는 ‘인비저블 비절개 이식’이었다. 절개 없이 모낭을 하나씩 채취한 다음 각질을 제거하고, 깨끗한 상태의 모낭을 하나씩 심는 수술로 최근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장장 8시간에 이르는 대수술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수면 마취에서 한 번씩 깨는 순간이 있는데 혼몽 상태에도 은은한 피비린내와 두피가 미세하게 꾹꾹 눌리는 감각이 느껴진다는 경험담은 경악스러웠다. 마취가 풀리며 두피에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기까지는 기본적으로 3개월 이상 소요된다. 피딱지가 가득한 이식 부위의 붕대를 풀고, 다음 날 병원에서 샴푸를 해주는 과정이 무척 고통스럽지만 결과는 대만족. 심은 모발이 탈락되는 ‘미운 오리 새끼’ 과정을 거친 후 아직 자라고 있는 상태지만 올백 헤어스타일이 궁금해질 만큼 이마 라인은 더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완벽한 모양새다. 물론 장벽은 가격. 1,5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의 거금이 든다.

 

이쯤에서 소문이 무성한 ‘프로페시아’의 효과가 궁금하겠다. 섭취하는 형태의 탈모 치료제는 수술 이후 모발 생착률을 높이기 위해 매일 하루 한 알,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복용해야 한다. 가장 큰 부작용으로 알려진 것은 정력 감퇴. 탈모 치료를 받는 사람 셋 중 하나는 그를 걱정하지만 실상 일부 임상에서 부작용이 보고된 비율은 3%대다. 만일 그 심각성을 경험한다면 복용 중단 시 성기능은 바로 회복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용을 목적으로 지나치게 이른 나이에 모발 이식수술을 하는 흐름에 대해선 우려를 표한다. 일정 나이대에 이르기까지 헤어 라인은 점진적으로 변화하며, 모발 이식을 너무 이르게 하는 경우 이식한 부분과 자연 모발 사이 탈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 15~25회를 분열하는 모발 세포, 머리카락이 빠진 뒤 25차례까지 환생하고 영혼을 마감하는 모발은 그야말로 적합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 적절한 곳에 이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관건이다.

 

자, 이제 거울을 360도로 움직이며 두피와 이마 라인을 속속들이 살펴볼 차례. 엄지와 검지로 모발을 움켜쥐고 손가락에 가볍게 힘을 가해 모발 끝으로 빼냈을 때 3~5개 이상이 빠지는 경우 탈모의 위험은 코앞에 다가온 상태다. 단지 현재의 모발을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일 뿐, 시술과 수술은 더는 최후의 보루가 아니다. (VK)

모발 이식을 고민한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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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이 빼곡하게 뒤덮인 모발. 이제 필수 선택이다.“결혼은 선택, 모발 이식은 필수.” <김창옥쇼>에서 등장한 명언에 나는 다시 한번 격하게 공감했다. 불과 몇 주 전, 소개팅으로 만난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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