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돈의 맛 전쯤이었던가. 명동(明洞)의 사채업자(私債業者)를 알게 되어 몇 번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채업도 전문직(專門職)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력(學歷)과 자격증(資格證)은 필요 없었지만 나름대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었다. 그 전문성은 돈을 회수(回收)하는 능력이었다. 빌려준 돈이 회수가 안 되면 망한다. 그러다 보니까 사람을 판단(判斷)하는 지인지감(知人之鑑)이 발달해 있었다. 돈 떼어먹고 도망갈 것인가? 또 하나의 특징은 말을 짧게 하고 사람의 심리(心理)를 꿰뚫어 보는 점이었다. 밥 먹다가 강호 동양학(東洋學)의 장문인(掌門人)을 제압하는 코멘트를 하나 날리는 게 아닌가! “돈맛을 알아? 맛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아는 체를 해?” “무슨 맛인데?” “죽어도 못 끊는 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