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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category 三敎---自我省察 2024. 5. 1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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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오신 날 달아놓은 연등

부처님 오신 날, 또는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은 불교에서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로, 음력 4월 8일이다. 불교의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명절로서, 기념법회, 연등놀이, 관등놀이, 방생, 탑돌이 등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등지에서도 연등놀이를 행한다.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와서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날이라는 뜻이 크다.

 

용어

사월 초파일, 그냥 간단히 초파일이라고도 부른다. ‘初八日’이 ‘석가모니 탄생일’을 뜻할 때는 속음인 초파일로 읽고, ‘초여드레날’을 가리킬 때는 본음인 초팔일로 읽는다.

 

1975년 대통령령으로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지정한 이후 불교계에서 "석가는 샤카라는 인도 특정 민족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고 현재 한글화 추세에 따라 부처님오신날이 공식 명칭으로 더욱 적합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고 바꿀 것을 요구하였다. 대통령 보궐선거 기간인 2017년 5월 3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문재인 후보는 "내년에는 부처님 오신 날로 인사드리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7년 10월 10일 국무회의에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석가탄신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변경하는 내용을 의결하였다.

 

여러 나라의 부처님 오신 날

대한민국, 마카오, 홍콩, 싱가포르에서 공휴일이다. 대한민국은 1975년 공휴일로 지정했다. 일본, 중국은 공휴일은 아니나 양력 4월 8일, 음력 4월 8일, 5월 어린이날 등 다양한 날짜에 지낸다. 한국과 중국 시차가 1시간이므로 부처님오신날 날짜에 하루 혹은 한 달의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경(經)과 논(論)에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을 2월 8일 또는 4월 8일로 적고 있으나, 자월(子月:지금의 음력 11월)을 정월로 치던 때의 4월 8일은 곧 인월(寅月:지금의 정월)을 정월로 치는 2월 8일이므로 음력 2월 8일이 맞다. 그러나 불교의 종주국인 네팔 등지에서는 예로부터 음력 4월 8일을 석가의 탄일로 기념하여 왔다.

 

한편 1956년 11월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양력 5월 15일을 석가탄신일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음력 4월 8일을 석가탄신일로 보고 기념한다. UN은 1998년 스리랑카에서 개최한 세계불교도대회의 안건을 받아들여, 양력 5월 중 보름달이 뜬 날을 부처님 오신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스리랑카에서 부처님 오신 날이 주요 축제 중 하나다. 사람들은 종교의식에 참여하고 촛불과 특제 연등으로 집과 거리를 장식한다. 일부 점포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정한 장소에서 전구로 장식한 건물을 볼 수 있는데, 멀리서 보면 부처님의 일생을 그림으로 표현한 장식이다.

 

봉축법요식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을 오전 10시 서울의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한다.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불교종단 전국 사찰들도 개별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가진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예외적으로 봉축법요식을 한 달 늦춰서 윤4월 8일에 치뤘다.

 

연등 축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각 사찰에서 거리에 등을 내달고 경내에 수많은 등을 밝히는 등공양 행사를 이어 온다. 1996년(불기 2540년)부터 연등축제로 이름을 붙이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조계사까지 이르는 제등행렬을 비롯하여 불교문화마당, 어울림마당(연등법회), 대동(회향)한마당 등 행사를 추가해 종합적인 축제로 전환하였으며 오늘에 이른다.

 

사월초파일 행사 (四月初八▽日 行使)

불교 의례·행사: 음력 4월 8일에 불교의 개조(開祖)인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불교행사.

 

이칭

석가탄신일

 

사월초파일 행사는 음력 4월 8일에 불교의 개조(開祖)인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음력 4월 8일이며, 불교의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명절이다. 사찰에서는 사월초파일을 기념하는 법회를 비롯하여 연등행사, 관등놀이, 성불도 놀이, 탑돌이 같은 불교적 놀이도 하였다. 사월초파일은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함께 즐긴 민속 명절로, 이 날은 어린이날 구실도 하였다. 초파일이 되면 절 앞에는 성대한 장이 섰는데, 대부분이 어린이 용품을 팔았다. 제등행렬은 이전의 관등놀이가 일제 암흑기에 없어진 것을 광복 후에 새롭게 시작한 행사이다.

 

정의

음력 4월 8일에 불교의 개조(開祖)인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불교행사.

 

내용

음력 4월 8일이며, 불교의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명절이다. 2018년에 공식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변경 제정하였다. 그러나 이 날은 불교인이든 아니든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함께 즐긴 민속명절로 전승되어 왔다. 대체로 이 날은 연등행사(燃燈行事)관등(觀燈)놀이를 중심으로 한 갖가지 민속행사가 행해진다.

 

연등행사의 경우, 연등을 하는 등을 만들 때에도 민속적인 취향에 따라 수박등 · 거북등 · 오리등 · 일월등 · 학등 · 배등 · 연화등 · 잉어등 · 항아리등 · 누각등 · 가마등 · 마늘등 · 화분등 · 방울등 · 만세등 · 태평등 · 병등 · 수복등 등을 만들어 연등에 곁들인 민속신앙의 의미를 더 한층 가미시키고 있다.

 

등을 다는 데에도 등대(燈臺)를 세워서 각종 깃발로 장식하고 휘황찬란한 연등을 하며, 강에는 연등을 실은 배를 띄워 온 누리를 연등 일색으로 변화시킨다. 이와 같은 축제 분위기의 연등행사는 자연 많은 사람의 구경거리가 되었는데, 이를 관등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연등과 관등이 있는 곳에는 각종 민속놀이도 성행하게 된다. 우선 형형색색의 등과 그 불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등놀이가 있다. 이를 영등(影燈)놀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영등 안에는 갈이틀을 만들어 놓고 종이에 개와 매를 데리고 말을 탄 사람이 호랑이 · 이리 · 사슴 · 노루 등을 사냥하는 모습을 그려서 그 갈이틀에 붙이게 된다.

 

등이 바람에 흔들려 빙빙 돌게 되면 여러 가지 그림자가 비쳐 나온다. 그리고 호화찬란하게 장식한 등대에 많이 달 때에는 10여 개의 등을, 적게 달 때에는 3개 정도의 등을 달았다. 이와 같은 등대를 고려시대에는 사찰뿐만 아니라 관청이나 시장, 일반 민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달게 되었으나, 조선시대 와서는 사찰과 민가로 제한된 듯하고, 오늘날에는 일가일등운동(一家一燈運動)을 전개하고 있으나, 대개 사찰에서만 연등하고 있다. 그리고 등을 다는 숫자도 과거에는 식구 수만큼 달았으나, 오늘날에는 한 등에 모든 식구의 이름을 써 붙이는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초파일행사의 경우 고려시대에는 관민(官民) 남녀노소가 모두 참여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민가에서 남녀노소 모두 참여하는 민속행사로 치러졌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불교 관계인들만의 행사로 제한되고 있다. 재래의 사월초파일이 비단 불교적 의미만이 아닌 민속행사였다는 것은 그 날이면 즐기는 여러 가지 민속놀이에서 충분히 짐작되는 것이다. 이 날이면 온 장안 사람들이 산으로 올라가서 등을 달아 놓은 광경을 구경하였다.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면 관등의 즐거움과 더불어 각종 풍악을 울렸으며, 장안에는 사람의 바다를 이루고 불의 성을 만든다.

 

한편, 이 날이면 아이들은 등대 밑에 석남(石楠) 잎을 붙인 송편과 검은콩, 미나리나물을 벌려 놓는데, 이는 석가탄신일에 간소한 음식물로 손님을 맞이했다가 즐기는 뜻의 놀이라고 한다. 그리고 등대 밑에 자리를 깔고 느티떡과 소금에 볶은 콩을 먹으며, 동이에다 물을 담아 바가지를 엎어 놓은 채 돌아가면서 두드리는데, 이 놀이를 수부(물장구)라고 한다. 이와 같은 민가의 놀이와 함께 사찰에서는 사월초파일을 기념하는 법회를 비롯하여, 신도들은 성불도(成佛圖)놀이와 탑돌이 등 불교적인 놀이를 행하였다. 특히, 어린이날이 따로 없었던 때에는 이 날이 어린이날 구실을 하였다. 초파일이 되면 절 앞에는 성대한 장이 섰는데, 대부분이 어린이용품이었다.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 절에 가서 예불을 올리고 돌아오는 길에 진기한 장난감을 얻어 들고 오는 즐거운 날이었다.

 

오늘날 행해지고 있는 제등행렬은 이전의 관등놀이가 일제 암흑기에 없어진 것을 광복 후에 새롭게 시작한 행사이다. 사월초파일은 석가모니가 이 세상에 와서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날이라는 뜻에서 일차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와 같은 의미가 민중의 구체적인 관심사와 결합하여 민중의 축제가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초파일에 행하는 연등행사에 대한 불교적 의미는 지혜를 밝힌다는 상징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동국세시기』

『불교와 민속』(홍윤식, 동국대학교 불전간행위원회, 1980)

 

부처님오신날은 왜 ‘부처님오신날’인가?

 

부처님오신날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

부처님오신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인류 최고의 스승 부처님의 탄생일이자 불교 최대의 명절이다. 내 안에 있는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깨워서 세상과 향유하는 날이다. 불교계가 사회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날이기도 하다.

 

#부처님오신날은 왜 '부처님오신날'인가?

‘부처님오신날’인 까닭은 말 그대로 부처님이 이날 오셨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생일은 음력으로 4월8일이고 그래서 ‘사월초파일’이라고도 하고 올해는 양력으로 5월27일이다. 처음부터 ‘부처님오신날’은 아니었다. 과거엔 공식적으로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이라고 했다(대통령령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부처님을 뜻하는 고유명사 가운데 하나인 ‘석가모니’에서 유래했다. 석가족의 성자라는 의미인데, 결국 ‘석가’는 부처님이 속한 부족의 명칭이지 부처님 당신이 아니다. 오류이자 모독인 셈이다. 불교계의 부단한 청원으로 마침내 정부는 부처님오신날이라고 바로잡았다. 2018년부터 부처님은 여법(如法)하게 오실 수 있게 됐다.

 

처음부터 국가공휴일이었던 것도 아니다. 크리스마스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25일에 국가공휴일로 지정됐다. 당시만 해도 불자 인구가 크리스천보다 훨씬 많았지만 대통령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1962년 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이 출범하면서 불자들에게도 든든한 구심점이 생겼다. 1963년 4월 조계종 총무원은 ‘부처님 탄일 공휴일 제정’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지속적인 탄원과 법정투쟁 끝에 비로소 쟁취했다. 1975년 1월14일 국무회의에서 국가공휴일로 의결됐다. 불자들의 단결된 힘이 만들어낸 부처님오신날이고 ‘빨간 날’이다.

 

#부처님오신날은 정말 부처님오신날일까?

부처님오신날은 나라와 문화권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동아시아권에서는 공통적으로 음력 4월8일이 기념일이다. 일본만 예외로 ‘양력’ 4월8일이다. 반면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들은 음력 4월15일에 부처님오신날을 쇤다. 이름하여 '웨삭 데이(Vesak Day).' ‘웨삭’ 또는 ‘베삭’은 부처님이 사용하던 언어인 빨리어 ‘위사카’에서 왔는데 인도 달력으로 2월을 가리킨다.

 

국제적으로는 음력 4월15일이 부처님오신날이다. 유엔(UN)은 1999년에 ‘웨삭(베삭) 데이’를 부처님오신날로 정했다. 이후 매년 이날마다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한다. 한편 1955년 네팔에서 열린 제4차 불교도대회에서는 양력 5월15일을 부처님오신날로 하기로 했었다. 한 술 더 떠 1998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양력 5월 중 보름달이 뜨는 날’로 바뀌어 한결 모호해졌다.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 역시 초기에는 ‘12월25일’ ‘1월3일’ ‘3월21일’ 등으로 중구난방이었다. 동방정교회는 여전히 1월6일부터 7일까지가 성탄절이다. 거의 2600년 전의 일이고 부처님의 탄생일을 확증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4월8일을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상징적인 '코드'로 해석하기도 한다. 부처님은 음력 2월8일에 출가해 12월8일에 깨달음을 얻었다. 4성제와 8정도와 12연기의 가르침을 전했고 8만4천 법문을 설한 뒤 열반에 들었다. 남겨진 사리(舍利)의 개수는 ‘8섬 4말.’ 고대부터 완벽한 숫자로 여겨지는 4의 배수로 점철된 생애였다.

 

#부처님은 왜 부처님인가?

부처라는 낱말의 시원은 산스크리트어 ‘붓다(Buddha)’다. ‘깨달은 인간’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보다 불교를 앞서 받아들인 중국에서는 붓다를 ‘불타(佛陀)’라고 번역했고 ‘부텨’라고 발음했다. <보현십원가>는 10세기 고려의 스님이었던 균여대사가 지은 향가다. 여기서 부처는 ‘佛體(불체)’라는 한자로 기록됐다. ‘부처님의 몸’ 또는 ‘부처님이라는 인격체’ 쯤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읽을 때는 ‘부톄’라고 읽었는데 역시 붓다의 변형일 것이다. 조선시대에 부처님은 ‘부텨님’이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이후 세조가 주도해 편찬한 <불전언해>가 근거다.

 

‘佛(불)’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심오한 글자다. ‘사람 인(人)’ 변에 ‘弗(아니 불)’이 들붙은 구조로, 곧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물론 비(非)인간이 아니라 초(超)인간으로 읽어야 옳다. 인간으로서의 욕망과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한 분이기 때문이다. ‘부처님’ 외에도 부처님을 가리키고 기리는 별칭은 대단히 많다. 제일 보편적인 것이 세존(世尊).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이라는 의미다. 진리의 세계에서 왔다는 여래(如來)는 사상적 측면에서 바라본 부처님이다. 말씀과 행동 하나하나가 세계의 실상과 원리에 그대로 일치한다는 예경의 호칭이다.

 

이밖에도 충분히 공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응공(應供), 모든 것을 아는 지혜를 갖추고 있다는 정변지(正遍知), 계(戒) 정(定) 혜(慧)를 두루 완비하고 있다는 명행족(明行足), 깨달음의 피안(彼岸)에 이르렀으므로 다시는 삶과 죽음의 윤회에 빠지지 않는다는 선서(善逝), 세상만사의 이치를 훤히 꿰뚫고 있다는 세간해(世間解), 부처님보다 뛰어난 인간은 없다는 찬사인 무상사(無上士), 거대한 지혜와 자비로 중생의 인생을 세세하게 교정할 수 있다는 조어장부(調御丈夫), 하늘나라와 인간세상에서 성스러운 가르침을 베푸는 스승인 천인사(天人師)가 있다.

 

#부처님오신날엔 왜 연등을 다나?

5세기에 편찬된 경전 <현우경(賢愚經)>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난타(難陀)’라는 이름의 거지 여인이 있었다. 부처님을 받들며 등불을 공양하고 싶었으나 가진 것이 없었다. 하루 종일 구걸하며 얻은 동전 한 닢으로 등잔과 기름을 조금 살 수 있었다. 비할 바 없이 값싸고 초라한 등불이었으나 다른 사람들의 등불은 하나 둘 꺼져 가는데 오직 그녀의 등불만은 건재했다. 부처님 앞에서 갑자기 거룩한 등불로 타올랐다.

 

부처님은 “사해(四海)의 바닷물을 모두 끌어와 붓거나 크나큰 태풍을 몰아온다 하여도 그 등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친 등불이었기 때문이다. 부처님을 감동시킨 난타는 비구니 스님이 되었다. 이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일화에서 보듯, 부처님이 생존하던 시간에 등(燈)과 관련한 의식이 이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부처님오신날은 불자들에게 축제다. 축제의 압권은 밤이고 불 밝힌 밤은 황홀하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등을 밝히고 불자들은 연등을 밝힌다.

 

#언제부터 달았나?

우리나라에서 연등을 켠 지는 공식적으로 1300년을 헤아린다. 이러한 역사성을 인정받아 함께 어울려 연등을 밝히는 연등회(燃燈會)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다. 동시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지금은 소실됐으나 9층 목탑으로 유명한 경주 황룡사는 신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였다. 김부식은 <삼국사기>에다가 “신라 경문왕 6년(866) 정월 보름과 진성여왕 4년(890) 정월 보름에 임금이 경주 황룡사로 행차해 연등을 간등(看燈)했다”고 적었다. 누군가가 밖에 내걸었으니까 등을 ‘볼[看]’ 수 있는 것이겠다. 연등회가 지금처럼 부처님의 탄생일이라 여겨지는 음력 4월8일 즈음이 아니라 정월대보름인 1월15일에 열렸다고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7세기부터 열리던 중국의 상원(上元) 연등회 전통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 초반까지 정월대보름에 열렸던 상원연등회는 고려 제8대 임금 현종 이후에는 2월 보름에 열렸다. 오늘날과 같은 음력 4월8일 행사는 무신정권을 거치면서 정착됐다. 상원연등회는 국가가 주도하는 ‘국민총화’의 성격이 짙었다. 이와 달리 사월초파일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 일반 백성들이 만들어가는 놀이한마당이었다. 불교가 서러웠던 조선시대에도, 민족 전체가 서러웠던 일제강점기에도 연등회는 꾸준히 유지됐다. “파일빔을 곱게 입고 관등 차로 나선 도련님, 아가씨로 거리가 꽃밭을 이루게 되어 이날이야말로 조선에 있어서는 국민적 놀잇날이다(매일신보 1929년 5월16일자.)”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에 열리지 않는다

1975년 부처님오신날이 국가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연등회도 크게 확대됐다. 공휴일 제정 이듬해인 1976년부터 불자들은 여의도광장에서 종로 조계사까지 무려 9km의 차도를 당당히 활보할 수 있게 됐다. <대한불교(불교신문 전신)>는 1976년 5월9일자 신문에서 “10만 불자들이 참가해 갖가지 장엄물을 앞세우고 제등핼렬을 벌였다”고 적었다. 하지만 도보로 움직이기엔 그 거리가 너무 길어서 조계사에 도착할 즈음이면 전부 녹초가 되었다. 1996년 출발장소를 동대문운동장으로 변경했다.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되고서는 2013년부터 종립학교인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걷기 시작한다. 동대문-탑골공원-종각-조계사까지 걷는다. 5만 명 이상이 걷고 10만 개 이상의 연등이 넘실거린다.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에 열리지 않는다. 직전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린다. 불교 최대의 명절을 봉축하는 분위기를 최고조로 돋우기 위해서다. 전야제나 리허설과 같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에는 전국 방방곡곡 사찰에서 봉축법요식(奉祝法要式)이 거행된다. ‘법요’란 불법(佛法)의 요체라는 의미다. 법요식을 통해 인류사에서 으뜸으로 위대한 현자가 가르친 지혜와 자비를 익히고 베풀면서 참된 불자로 살겠다고 다짐하는 법회다. 화려하고 흥겨운 연등회와는 달리 법요식은 매우 정적이고 엄숙하다. 부처님오신날 이후에도 절에서는 음력 5월 초하루까지 한 달 가량 계속 연등을 걸어둔다. 행인들은 으레 낮에는 연등이 드리운 그늘 아래서 쉬고 밤에는 사진을 찍는다. 크고 작은 불빛들이 반짝이는 아래서는, 모두가 아름답다.

 

‘부처님오신날’을 ‘초파일’이라 부르는 이유는?

부처의 탄생을 기념하는 법정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부처님오신날’은 2018년 공식 명칭을 변경하기 전까지 ‘석가탄신일’로 불렀으며, 불탄일(佛誕日), ‘석탄일(釋誕日), 욕불일(浴佛日)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은 ‘부처님오신날’을 ‘사월 초파일’, ‘초파일’, ‘파일’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예로부터 음력 4월 8일을 석가모니의 생일로 기념해왔기 때문으로, ‘사월 초파일’은 ‘음력 4월의 첫 번째 8일’이라는 뜻을 나타낸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초파일의 한자는 ‘初八日’이다. 한자 ‘八’의 음은 분명 ‘팔’인데, ‘初八日’은 왜 ‘초팔일’이 아닌 ‘초파일’이라 부르는 걸까? 이에 대한 해답은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라고 명시된 한글 맞춤법 6장 제52항에서 찾을 수 있다. 속음(俗音)이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일반 사회에서 쓰는 음을 뜻한다. ‘六月’을 ‘육월’로 읽지 않고 ‘유월’로 읽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初八日’의 한자 ‘八’도 본음이 ‘팔’이지만, ‘初八日’의 경우에는 속음인 ‘파’가 사람들에게 더 익숙해 ‘초팔일’이 아닌 ‘초파일’이 되었다. 같은 이유로 본음이 ‘팔일’인 ‘八日’도 ‘부처님오신날’을 뜻할 때는 ‘파일’이라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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