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부수 | 인간 칠정을 가진 마음 심(心/忄)
마음: 마음 심(心/忄) - 심장의 모습
《열자(列子)》의 탕문편(湯問篇)을 보면, 춘추전국 시대의 명의인 편작(扁鵲)이 뜻(志)은 강하나 기(氣)가 약한 사람과 기(氣)는 강하나 뜻(志)이 약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두 사람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바꾸어 놓으니, 두 사람은 집을 서로 바꾸어 찾아가고 처자식도 바꾸어 알더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보듯이 고대 중국인들은 마음이 머리가 아니라 심장에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설레고, 흥분되고 화가 나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슬프거나 안타까운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며, 두려우면 가슴이 뛰니까 마음이 가슴에 있는 심장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래서 한자에서 마음을 의미하는 마음 심(心)자는 심장(心臟)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마음이 고운 사람을 ’심성이 곱다’고 하는데, 이때 심성(心性)은 ‘심장(心)의 성질(性)’이란 뜻입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심장을 의미하는 단어인 하트(heart)는 마음이나 감정, 기분 등과 같은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인간은 칠정(七情)이라고 해서 일곱 가지 감정을 가졌다고 하였습니다. 이 일곱 가지 감정은 기쁠 희(喜), 성낼 노(怒), 슬플 애(哀), 즐거울 낙(樂), 사랑 애(愛), 싫을 오(惡), 바랄 욕(欲)인데, 이러한 감정에 관련되는 글자에는 대부분 마음 심(心)자가 들어갑니다. 예기(禮記)의 칠정론(七情論)에서는 즐거울 낙(樂) 대신 두려울 구(懼)가 들어 있습니다.
사람의 심장은 사람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이란 뜻도 있습니다. 핵심(核心)은 ‘열매의 씨(核)와 사람의 심장(心)’이란 뜻으로,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을 일컫습니다. 도심지(都心地)는 ‘도시(都)의 중심(心)이 되는 땅(地)’입니다.
마음 심(心)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주로 글자의 아래에 들어가지만(思, 想, 念), 글자의 왼쪽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작을 소(小)자처럼 글자의 모양이 변합니다(憶, 惟, 情).
- 생각
▶ 사(思:思:) : (마음의) 생각 사, 마음 심(心) + 정수리 신(囟→田)
▶ 상(想:想:) : (마음의) 생각 상, 마음 심(心) + [서로 상(相)]
▶ 념(念:念:) : (마음의) 생각 념, 마음 심(心) + [이제 금(今)→념]
▶ 려(慮:虑:) : (마음의) 생각 려, 마음 심(心) + [밥그릇 로(盧)→려]
▶ 억(憶:忆:) : (마음으로) 생각할 억, 마음 심(忄) + [뜻 의(意)→억]
▶ 유(惟:惟:) : (마음으로) 생각할 유, 마음 심(忄) + [새 추(隹)→유]
마음으로 생각을 하므로, 생각에 관련된 글자에는 모두 마음 심(心)자가 들어갑니다. 사고(思考), 사색(思索) 등에 들어가는 생각 사(思)자는 '머리(囟→田)와 마음(心)으로 생각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그리워하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상사병(相思病)은 '상대방(相對方)을 그리워하여(思) 생긴 병(病)'이고, 〈사모곡(思母曲)〉은 '어머니(母)를 그리워하는(思) 노래(曲)'로, 작가와 만든 연대를 알 수 없는 고려가요입니다. 〈사미인곡(思美人曲)〉은 '미인(美人)을 그리워하며(思) 부르는 노래(曲)'로, 조선 선조 때 송강 정철(鄭澈, 1536~1593년)이 고향인 창평으로 유배를 가서 임금에 대한 간절한 충정을 한 여인이 지아비를 사모하는 마음에 비유하면서 우의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생각 상(想)자는 '상대(相)를 마음(心)으로 생각하다'는 뜻입니다. 사상(思想)은 '생각(思)과 생각(想)'이란 뜻으로,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생각을 말합니다.
생각 념(念)자는 원래 '지금(今) 마음(心)에 두다'는 뜻입니다. 이후 '마음에 두다→생각하다→(마음에 두도록) 기억하다→외우다→읊다→암송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상념(想念)은 '생각(想)과 생각(念)'이란 뜻으로,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을 말합니다. 염불(念佛)은 '부처님의 이름이나 불경(佛)을 외우다(念)'는 뜻입니다. 원효대사의 정토신앙에서는 부처의 이름을 부르면 반드시 극락(極樂)에 간다고 합니다. 주로 부처님의 이름인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욉니다.
생각 려(慮)자는 배려(配慮), 염려(念慮), 고려(考慮) 등에 사용됩니다. 조불려석(朝不慮夕)은 '아침(朝)에 저녁(夕) 일을 생각하지(慮) 못한다(不)'는 뜻으로,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생각할 억(憶)자는 '마음(忄)으로 뜻(意)을 잊지 않고 생각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잊지 않고) 생각하다→(잊지 않고) 기억(記憶)하다→(잊지 않고) 추억(追憶)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생각할 유(惟)자는 '오직'이란 뜻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사유(思惟)는 '생각하고(思) 생각하다(惟)'는 뜻입니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은 '반(半)만 책상다리(跏)를 하고 사유(思惟)하는 상(像)'이란 뜻으로, 주로 관음보살상이나 미륵보살상에 많습니다. 유독(惟獨)은 '오직(惟) 홀로(獨)'라는 뜻이고, 유일(惟一)은 오직(惟) 하나(一)'라는 뜻입니다.
- 뜻과 느낌
▶ 정(情:情:) : (마음의) 뜻 정, 마음 심(忄) + [푸를 청(靑)→정]
▶ 지(志:志:) : (마음의) 뜻 지, 마음 심(心) + [갈 지(之→士)]
▶ 의(意:意:) : (마음의) 뜻 의, 마음 심(心) + [소리 음(音)→의]
▶ 감(感:感:) : (마음으로) 느낄 감, 마음 심(心) + [다 함(咸)→감]
뜻 정(情)자는 '푸른(靑) 마음(忄), 즉 순수하고 타고난 대로의 본성(本性)'을 말합니다. 이후 '본성(本性)→마음의 작용→뜻→(본성과 같은) 진상→상태→(본성대로의) 욕망→사랑'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감정(感情), 애정(愛情), 정열(情熱), 정서(情緖) 등에서는 마음의 작용이나 뜻을, 정세(情勢), 정보(情報), 사정(事情) 등에서는 진상이나 상태를, 욕정(欲情/慾情), 정부(情婦). 정사(情事) 등에서는 욕망이나 사랑을 뜻합니다.
뜻 지(志)자는 '마음(心) 가는(之→士) 바가 뜻이다'는 뜻입니다. 또 '뜻이나 생각을 기록하다' 혹은 '기록한 책'이란 뜻도 있습니다. 《삼국지(三國志)》, 《수호지(水滸志)》, 《택리지(擇里志)》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뜻 의(意)자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音)가 곧 마음(心)의 뜻이다'는 뜻입니다. 또 '마음(心)의 소리(音)가 곧 뜻이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의지(意志)는 '뜻(意)과 뜻(志)'이란 뜻으로, 어떠한 일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이르고, 의사(意思)는 '뜻(意)과 생각(思)'이란 뜻으로, 마음먹은 생각을 이르는 말입니다. '의외의 성적'에서 의외(意外)는 '뜻(意) 밖(外)'이라는 뜻입니다.
감각(感覺), 감정(感情), 감동(感動) 등에 들어가는 느낄 감(感)자는 '마음(心)으로 모두 다(咸) 느끼다'는 뜻입니다. 터치 폰(touch phone)에서 감압식(感壓式)은 '압력(壓力)을 느끼면(感) 반응하는 방식(式)'이고, 정전식(靜電式)은 '손가락 끝에 흐르는 정전기(靜電氣)를 인식해 반응하는 방식(式)'입니다. 전기의 전달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정전식이 빨리 반응하지만, 볼펜 등 다른 사물에는 잘 반응하지 않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 기쁨
▶ 열(悅:悦:) : (마음이) 기쁠 열, 마음 심(忄) + [기뻐할 열(兌)]
▶ 경(慶:庆:) : 경사 경, 마음 심(心) + 사슴 록(鹿) + 천천히걸을 쇠(夊)
▶ 쾌(快:快:) : (마음이) 쾌할 쾌, 마음 심(忄) + [정할 쾌(夬)]
▶ 유(愉:愉:) : 즐거울 유, 마음 심(忄) + [성 유(兪)]
▶ 유(愈:愈:) : 더욱 유, 마음 심(心) + [성 유(兪)]
기쁠 열(悅)자에 들어가는 기뻐할 열(兌)자는 입을 강조한 사람(兄)에 웃을 때 생기는 입가의 주름(八)을 추가하여 '기쁘다'는 뜻을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원래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 마음 심(忄)자가 추가되었습니다.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는 '남자(男)와 여자(女)가 서로(相) 기뻐함(悅)을 읊은 노래(詞)'로,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을 노래하는 가사를 지칭합니다. 고려가요 중 〈서경별곡(西京別曲)〉, 〈쌍화점(雙花店)〉, 〈이상곡(履霜曲)〉 등이 대표적인 노래입니다.
옛 중국에서는 결혼식과 같은 경사로운 일(慶事)에 사슴가죽을 선물로 가지고 갔습니다. 경사 경(慶)자는 '축하하는 마음(心)으로 경사로운 일에 가는데(夊), 사슴(鹿)을 선물로 가지고 가다'는 뜻입니다. 국경일(國慶日)을 '나라(國)의 경사(慶)를 기념하는 날(日)'로,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이 있습니다.
쾌할 쾌(快)자는 '마음(忄)을 정하니까(夬) 시원하고, 즐겁고, 상쾌하다'는 뜻입니다. '유쾌-상쾌-통쾌'의 유쾌(愉快)는 '즐겁게(愉) 상쾌하며(快)', 상쾌(爽快)는 '시원하게(爽) 상쾌하며(快)', 통쾌(痛快)는 '몹시(痛) 상쾌하다(快)'는 뜻입니다.
즐거울 유(愉)자와 더욱 유(愈)자는 마음 심(心/忄)자에 성 유(兪)자가 합쳐진 글자로, 둘 다 '마음(心/忄)이 즐겁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유(愈)자는 나중에 가차되어 '점점 더, 더욱'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또 유(愈)자는 사람 이름에 사용됩니다. 중국 당송 팔대가의 제일인자인 한유(韓愈)가 그런 예입니다.
- 사랑과 그리움
▶ 애(愛:爱:) : (마음의) 사랑 애, 손톱 조(爪) + 덮을 멱(冖) + 마음 심(心) + 천천히걸을 쇠(夊)
▶ 자(慈:慈:) : (마음의) 사랑 자, 마음 심(心) + [검을 자(玆)]
▶ 련(戀:恋:恋) : (마음으로) 사모할 련, 마음 심(心) + [어지러울 련(䜌)]
▶ 모(慕:慕:) : (마음으로) 사모할 모, 마음 심(心) + [없을 막(莫)→모]
사랑 애(愛)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입을 크게 벌린(爪) 사람(人→冖)이 가슴의 심장(心)이 강조된 채로 걸어가는(夊) 모습입니다. 손톱 조(爪)자는 입을 벌린 얼굴의 모습이 변한 것으로, 사랑에 넋이 빠진 모습을 강조하였습니다. 서양에서 사랑을 표시하는데 하트(heart: 심장)를 사용하듯이, 사랑 애(愛)자에도 심장(心)이 들어 있습니다. 중국 간체자에서는 아랫 부분을 벗 우(友)자로 바꾸었습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은 '하늘(天)을 공경(敬)하고 사람(人)을 사랑하다(愛)'는 뜻입니다. 우애(友愛)는 '친구(友) 간의 사랑(愛)'이란 뜻이지만, '형제 간의 사랑'이란 뜻도 있습니다.
사랑 자(慈)자는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라는 뜻도 있습니다. 남의 어머니를 높이 이르는 자당(慈堂)이 그러한 예입니다. 자비(慈悲)는 '사랑하고(慈) 불쌍히(悲) 여기는 마음'이고, 자선(慈善)은 '사랑(慈)과 선의(善)를 베풀다'는 뜻입니다.
사모할 련(戀)자는 '다른 사람을 사모하면 마음(心)이 어지럽다(䜌)'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연인(戀人)은 '사모하는(戀) 사람(人)'이고, 연애편지(戀愛片紙)는 '사모하고(戀) 사랑하는(愛)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편지'이며, 비련(悲戀)은 '슬프게(悲) 끝나는 연애(戀愛)'입니다. ’목숨에 연연하다’의 연연(戀戀)은 ‘사모하고(戀) 사모하다(戀)’는 뜻으로, 집착하여 미련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사모(思慕), 연모(戀慕), 애모(愛慕) 등에 들어가는 사모할 모(慕)자는 '보고 싶은 사람이 가까이 없으니(莫) 마음(心)으로 그리워하다'는 뜻입니다.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는 '죽지랑(竹旨郞)을 사모하는(慕) 노래(歌)'라는 뜻으로, 신라 효소왕 때 화랑 득오가 자기가 모시던 죽지랑이 죽자 그를 그리워하며 읊은 향가(鄕歌)입니다. 추모회(追慕會)는 ‘죽은 사람을 사모하고(追) 사모하기(慕) 위한 모임(會)’입니다. 따를 추(追)자는 ‘사모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 부끄러움
▶ 괴(愧:愧:) : (마음이) 부끄러울 괴, 마음 심(心) + [귀신 귀(鬼)→괴]
▶ 참(慙:惭:) : (마음으로) 부끄러워할 참, 마음 심(心) + [벨 참(斬)]
▶ 치(恥:耻:耻) : (마음이) 부끄러울 치, 귀 이(耳) + 마음 심(心)
부끄러울 괴(愧)자는 '죽은 사람의 넋인 귀신(鬼)이 우리들 마음(心)을 모두 들여다보니 부끄럽다'는 뜻입니다.자괴지심(自愧之心)은 '스스로(自) 부끄러워하는(愧) 마음(心)'입니다.
부끄러워할 참(慙)자는 '참형(斬刑: 목을 베어 죽이는 형벌)을 당하니 마음(心)이 부끄럽다'는 뜻입니다. 참회(慙悔)는 '부끄러워하며(慙) 뉘우치다(悔)'는 뜻입니다.
부끄러울 치(恥)자는 '마음(心)이 부끄러우면 귀(耳)가 빨개지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정말 치사하다'에서 치사(恥事)는 '부끄러운(恥) 일(事)'입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는 '얼굴(顔)이 두껍고(厚) 부끄러움(恥)이 없다(無)'라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는 뜻입니다.
- 슬픔과 연민
▶ 비(悲:悲:) : (마음의) 슬플 비, 마음 심(心) + [아닐 비(非)]
▶ 개(慨:慨:) : (마음으로) 슬퍼할 개, 마음 심(忄) + [이미 기(旣)→개]
▶ 련(憐:怜:) : (마음으로) 불쌍할 련, 마음 심(忄) + [도깨비불 린(粦)→련]
▶ 민(憫:悯:) : (마음으로) 불쌍히여길 민, 마음 심(忄) + [근심할 민(閔)]
슬플 비(悲)자는 '마음(心)이 기쁘지 않고(非) 슬프다'는 뜻입니다. 비극(悲劇)은 '슬픈(悲) 연극(劇)'이란 뜻과 함께, 인생에서 일어나는 비참(悲慘)한 사건을 뜻하기도 합니다. 일희일비(一喜一悲)는 ‘한 번 기쁘고 번 슬프다’는 뜻으로, 기쁜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남을 말합니다. 애이불비(哀而不悲)는 ‘슬프지만(哀而) 슬프지(悲) 않다(不)’는 뜻으로,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함하는 것을 말합니다.
슬퍼할 개(慨)자는 '좋은 시절이 이미(旣) 지나가 버려 마음(忄)이 슬프다, 분하다, 탄식하다'는 뜻입니다. 개탄(慨歎)은 '분하게(慨) 여겨 탄식하다(歎)'는 뜻입니다. 감개무량(感慨無量)은 '매우 감격(感激)하여 탄식함(慨)을 이루 헤아릴(量) 수 없다(無)'는 뜻입니다.
불쌍할 련(憐)자는 '마음(忄)으로 이웃(隣→粦)을 불쌍히 여기다'는 뜻입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은 '같은(同) 병(病)의 환자끼리 서로 가엾게(相) 여기다(憐)'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동정하고 도운다는 의미입니다. ‘가련한 신세’의 가련(可憐)은 ‘가히(可) 슬프다(憐)’는 뜻으로, 가엾고 불쌍하다는 의미입니다.
불쌍히 여길 민(憫)자는 원래 '마음(忄)으로 근심하다(閔)'는 뜻입니다. 이후 '근심하다→고민하다→가엾게 생각하다→불쌍히 여기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연민(憐憫)은 '불쌍하고(憐) 불쌍하게 여기다(憫)'는 뜻입니다.
- 근심과 두려움
▶ 수(愁:愁:) : (마음의) 근심 수, 마음 심(心) + [가을 추(秋)→수]
▶ 환(患:患:) : (마음의) 근심 환, 마음 심(心) + [꿸 관(串)→환]
▶ 우(憂:忧:) : (마음의) 근심 우, 머리 혈(頁) + 마음 심(心) + 천천히걸을 쇠(夊)
▶ 공(恐:恐:) : (마음이) 두려울 공, 마음 심(心) + [조심스러울 공(巩)]
▶ 구(懼:惧:) : (마음이) 두려울 구, 마음 심(忄) + [볼 구(瞿)]
근심 수(愁)자는 '가을(秋)이 되면 다가올 추운 겨울 때문에 마음(心)이 근심스럽다'는 뜻입니다.
근심 환(患)자는 원래 '심장(心)을 꿰뚫어(串) 아프다'는 뜻입니다. 이후 '아프다→병(病)→재앙(災殃)→근심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환자(患者)는 '아픈(患) 사람(者)'이고, 질환(疾患)은 '병(疾)과 병(患)'이란 뜻이며,환란(患亂)은 '재앙(患)과 난리(亂)'입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준비(備)가 되어 있으면(有), 근심(患)이 없다(無)'는 뜻입니다.
근심 우(憂)자는 머리(頁)와 마음(心)으로 근심하며 천천히 걸어가는(夊) 모습입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은 '글자(字)를 아는(識) 것이 오히려 근심(憂)과 근심(患)이 되다'는 뜻으로,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거나,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거리라는 뜻입니다.
두려울 공(恐)자는 '두려우면 마음(心)이 조심스럽다(巩)'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공룡(恐龍)은 '두려운(恐) 용(龍)'이란 뜻으로, 중생대에 번성하였던 거대한 파충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화석에 의하여 400여 종 이상이 알려져 있습니다. 공황(恐慌)은 '두려움(恐)에 질려 다급하다(慌)'는 뜻으로, 경제에서는 경제 혼란 현상을 말합니다.
두려울 구(懼)자에 들어 있는 볼 구(瞿)자는 '두려움에 떨며 두 눈(目目)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 새(隹)'의 모습에서 '보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두려울 구(懼)자는 '이렇게 보고(瞿) 있는 새의 마음(忄)이 두렵다'는 뜻입니다. '송구스럽다'의 송구(悚懼)는 '죄송(悚)하고 두려운(懼) 마음이 거북하다'는 뜻입니다.
- 미움과 싫어함
▶ 증(憎:憎:) : (마음으로) 미워할 증, 마음 심(忄) + [일찍/거듭 증(曾)]
▶ 원(怨:怨:) : (마음으로) 원망할 원, 마음 심(心) + [누워딩굴 원(夗)]
▶ 한(恨:恨:) : (마음으로) 한할 한, 마음 심(忄) + [괘이름 간(艮)→한]
▶ 기(忌:忌:) : (마음이) 꺼릴 기, 마음 심(心) + [몸 기(己)]
미워할 증(憎)자는 '미워하는 마음(忄)이 거듭하여(曾) 증가하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애증(愛憎)은 '사랑(愛)과 미움(憎)'이란 뜻입니다.
원수(怨讐), 원한(怨恨), 원망(怨望), 원성(怨聲) 등에 사용되는 원망할 원(怨)자는 '마음(心)으로 원망하다'는 뜻입니다. 〈원가(怨歌)〉는 '원망하는(怨) 노래(歌)'라는 뜻으로, 신라 때의 승려 신충(信忠)이 737년에 지은 향가입니다. 한때 친했던 자신을 잊어버린 왕을 원망하는 노래입니다.
한할 한(恨)자에 들어가는 괘이름 간(艮)자는 사람(人)이 눈(目)을 뒤로 향한 모양으로 '외면(外面)하다, 배신하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할 한(恨)자는 원래 '외면하거나 배신하는(艮) 사람을 마음(忄)으로 미워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미워하다→원망스럽다→한하다→원통하다→후회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원한(怨恨)은 '원망하고(怨) 미워하다(恨)'는 뜻이고, 한탄(恨歎)은 '한스럽게(恨) 탄식하다(歎)'는 뜻이고, 통한(痛恨)은 '가슴 아프게(痛) 원통하다(恨)'는 뜻이고, 회한(悔恨)은 '뉘우치고(悔) 후회하다(恨)'는 뜻입니다.
꺼릴 기(忌)자는 '몸(己)과 마음(心)이 모두 꺼리다'는 뜻입니다. 이후 '꺼리다→싫어하다→미워하다→시기(猜忌)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기일(忌日)은 '꺼리는(忌) 날(日)'이란 뜻으로, 조상이 죽은 날을 말하며, 기제사(忌祭祀)는 '기일(忌日)에 지내는 조상의 제사(祭祀)'입니다. 병역기피(兵役忌避)는 '병역(兵役)을 꺼리어(忌) 피하다(避)'는 뜻으로,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 일을 말합니다.
- 괴로움과 분노
▶ 뇌(惱:恼:悩) : (마음이) 괴로워할 뇌, 마음 심(忄) + 내 천(巛) + 정수리 신(囟)
▶ 참(慘:惨:惨) : (마음이) 참혹할 참, 마음 심(忄) + [참여할 참(參)]
▶ 분(憤:愤:) : (마음이) 분할 분, 마음 심(忄) + [클 분(賁)]
▶ 노(怒:怒:) : (마음으로) 성낼 노, 마음 심(心) + [종 노(奴)]
고뇌(苦惱), 번뇌(煩惱) 등에 들어가는 괴로워할 뇌(惱)자는 머리 모양의 상형인 정수리 신(囟)자와 그 위에 머리털(巛)이 나 있는 머리에, 마음 심(忄)자를 추가한 글자로, '머리(囟)와 마음(忄)으로 괴로워하다'는 뜻입니다. 마음 심(忄)자 대신 고기 육(肉/月)자가 들어가면 뇌 뇌(腦)자가 됩니다. 백팔번뇌(百八煩惱)는 '백팔(百八) 가지의 번거로운(煩) 괴로움(惱)'이라는 뜻의 불교에서 나온 말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108 가지의 번뇌(煩惱)를 말합니다. 또 1926년에 최남선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 시조집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음 심(忄)자 대신 고기 육(肉/月)자가 들어가면 뇌 뇌(腦)자가 됩니다.
참혹할 참(慘)자는 '마음(忄)이 참혹(慘酷)하다'는 뜻입니다. 참패(慘敗)는 '참혹하게(慘) 패하다(敗)'는 뜻이고,참사(慘事)는 '참혹한(慘) 일(事)'입니다.
분할 분(憤)자는 '분하면 마음(忄)이 크게(賁) 솟아오르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비분강개(悲憤慷慨)는 '슬프고(悲) 분하고(憤) 슬프고(慷) 슬프다(慨)'는 뜻입니다.
성낼 노(怒)자는 '종(奴)들은 마음(心)속으로 항상 성을 낸다'는 뜻입니다. 잡혀 온 것만 해도 분한데, 평생 일만 해야 하니까 성을 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분노(憤怒)는 '분하여(憤) 성을 내다(怒)'는 뜻입니다. 천인공노(天人共怒)는 '하늘(天)과 사람(人)이 함께(共) 성을 내다(怒)'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다는 뜻입니다.
- 기타 감정
▶ 녕(寧:宁:寍) : (마음이) 편안할 녕, 집 면(宀) + 마음 심(心) + 그릇 명(皿) + [장정 정(丁)→녕]
▶ 괴(怪:怪:) : (마음이) 기이할 괴, 마음 심(忄) + [힘쓸 골(圣)→괴]
▶ 욕(慾:欲:) : (마음의) 욕심 욕, 마음 심(心) + [하고자할 욕(欲)]
▶ 급(急:急:) : (마음이) 급할 급, 마음 심(心) + [미칠 급(及→刍)]
편안할 녕(寧)자는 '집(宀)에서 그릇(皿)의 음식을 먹고 있으니 마음(心)이 편안하다'는 뜻입니다. 안녕(安寧)은 '편안하고(安) 편안하다(寧)'는 뜻입니다. 수복강녕(壽福康寧)은 '오래 살고(壽) 복(福)을 누리며 건강(康)하고 편안하게(寧) 사는 것'으로, 옛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옷이나 벽에 이 글자를 새기거나 붙여 놓았습니다.
기이할 괴(怪)자에 들어가는 힘쓸 골(圣)자는 '땅(土)을 손(又)으로 갈다→힘쓰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소리로 사용됩니다. 괴물(怪物)은 '기이한(怪) 물건(物件)'입니다. 괴질(怪疾)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기이한(怪) 병(疾)'이란 뜻으로, 전염병이나 콜레라를 말합니다. 여고괴담(女高怪談)은 '여자 고등학교(女高)의 기이한(怪) 이야기(談)'라는 뜻입니다.
욕심 욕(慾)자는 '하고자 하는(欲) '마음(心)이 욕심(慾心)이다'는 뜻입니다. 사리사욕(私利私慾)은 '사사로운(私) 이익(利)과 사사로운(私) 욕심(慾)'이란 뜻으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을 의미합니다. 욕구불만(慾求不滿)은 '욕심(慾)과 구하는(求) 것이 채워지지(滿) 않는다(不)'는 뜻입니다. 오욕(五慾)은 '인간의 다섯(五) 가지 욕망(慾)'으로, 재물욕(財物慾), 색욕(色慾), 식욕(食慾), 명예욕(名譽慾), 수면욕(睡眠慾)을 말합니다.
급할 급(急)자에 들어가는 미칠 급(及→刍)자는 '앞에서 도망가는 사람(人)을 손(又, 彐)으로 잡다, 미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급할 급(急)자는 '도망가는 사람이나 잡는 사람의 마음(心)이 급하다'는 뜻입니다. 급성질환(急性疾患)은 '급한(急) 성질(性)의 질환(疾患)'으로, 급성맹장염 같이 급히 일어나는 성질을 가진 병(病)입니다.
- 마음의 작용
▶ 회(悔:悔:) : (마음으로) 뉘우칠 회, 마음 심(忄) + [매양 매(每)→회]
▶ 서(恕:恕:) : (마음으로) 용서할 서, 마음 심(心) + 같을 여(如)
▶ 석(惜:惜:) : (마음으로) 아낄 석, 마음 심(忄) + [옛 석(昔)]
▶ 신(愼:慎:) : (마음으로) 삼갈 신, 마음 심(忄) + [참 진(眞)→신]
▶ 오(悟:悟:) : (마음으로) 깨달을 오, 마음 심(忄) + [나 오(吾)]
▶ 위(慰:慰:) : (마음으로) 위로할 위, 마음 심(心) + [벼슬이름 위(尉)]
뉘우칠 회(悔)자는 '마음(忄)으로 뉘우치다'는 뜻입니다. 후회(後悔)는 '지난 뒤(後)에 뉘우치다(悔)'는 뜻입니다.회개(悔改)는 '잘못을 뉘우치고(悔) 고치다(改)'는 뜻입니다.
용서할 서(恕)자에 들어가는 같을 여(如)자는 원래 '여자(女)가 주인의 말(口)에 따르다, 순종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용서할 서(恕)자는 '순종하니까(如) 마음(心)으로 용서(容恕)하다'는 뜻입니다.
아낄 석(惜)자는 원래 '지나간 옛날(昔)을 마음으로(忄) 아쉬워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아쉬워하다→아깝다→아끼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석별(惜別)은 '이별(離別)을 아쉬워하다(惜)'는 뜻이며, 석패(惜敗)는 '작은 점수 차로 아깝게(惜) 패배하다(敗)'는 뜻이고, 매점매석(買占賣惜)은 '물건을 모두 차지하여(占) 사두었다가(買) 아껴서(惜) 팔다(賣)'는 뜻으로,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사들여 물가가 오른 뒤 다시 팔아 이익을 챙기는 일을 말합니다. 점 점(占)자는 '차지하다, 점령(占領)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참 진(眞)자와 마음 심(忄/心)자가 합쳐진 삼갈 신(愼)자는 '진심(眞心)으로 삼가다'는 뜻입니다. 신중(愼重)은 '삼가고(愼) 무겁게(重) 하다'는 뜻으로, 매우 조심스럽다는 의미입니다. 근신(謹愼)은 '말이나 행동을 삼가고(謹) 삼가다(愼)'는 뜻과 함께, 벌(罰)로 일정 기간 동안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않고 말이나 행동을 삼가는 것을 일컫습니다.
깨달을 오(悟)자는 '글을 읽으면서(吾) 마음(忄)으로 깨닫다'는 뜻입니다. 나 오(吾)자의 원래 뜻은 글 읽는 소리입니다. 대오각성(大悟覺醒)은 '크게(大) 깨닫고(悟), 깨닫고(覺), 깨닫다(醒)'는 뜻입니다. 돈오점수(頓悟漸修)는 '갑자기(頓) 깨달은(悟) 후 점진적으로(漸) 수행하다(修)'는 뜻으로, 불교에서 깨닫고 나서도 점진적으로 수행하여야 깨달음의 경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돈오돈수(頓悟頓修)는 ’갑자기(頓) 깨닫고(悟) 갑자기(頓) 닦는다(修)’는 뜻으로, 단박에 깨쳐서 더 이상 수행할 것이 없는 경지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위로할 위(慰)자에 들어가는 벼슬이름 위(尉)자는 사람(尸)에게 불(火→小)로 달군 연장(二)을 손(寸)으로 잡고, 사람 몸에 난 종기를 지지는 모습입니다. 종기를 치료해 주고 위로해 준다고 해서 원래 의미는 '위로하다'는 뜻이었으나, 나중에 벼슬 이름으로 사용되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음 심(心)자를 붙여 위로할 위(慰)자가 되었습니다. 위로(慰勞), 위문(慰問), 위안(慰安) 등에 사용됩니다. 종군위안부(從軍慰安婦)는 '자발적으로 군대(軍)를 따라 다니며(從) 군인을 위로해 주고(慰) 편안하게(安) 해주는 여자(婦)'라는 뜻으로, 강제로 성노예 생활을 해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감추려고 일본이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현재 공식적인 용어로는 '일본군 위안부'입니다.
- 사람의 성품(1)
▶ 성(性:性:) : 성품 성, 마음 심(忄) + [날 생(生)→성]
▶ 악(惡:恶:悪) : (마음이) 악할 악, 싫을 오, 마음 심(心) + [버금 아(亞)→악,오]
▶ 공(恭:恭:) : (마음이) 공손할 공, 마음 심(心) + [함께 공(共)]
▶ 혜(慧:慧:) : (마음의) 지혜 혜, 마음 심(心) + [비/영리할 혜(彗)]
성품 성(性)자는 '태어날(生) 때 가지는 마음(忄)이 사람의 천성(天性)인 성품(性品)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성품(性品)→바탕→성질(性質)→성별(性別)→남녀(男女)'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성선설(性善說)은 '사람이 태어날 때의 성품(性)은 선(善)하다고 생각하는 학설(說)'로, 고대 중국의 유학자 맹자(孟子)가 주장한 학설입니다.
악인(惡人), 악마(惡魔), 악당(惡黨) 등에 들어가는 악할 악(惡)자 혹은 싫을 오(惡)자는 '마음(心)이 악하다'는 뜻으로, '악한 마음(心)이 싫다'는 뜻도 있습니다. 성악설(性惡說)은 '사람이 태어날 때의 성품(性)은 악(惡)하다고 생각하는 학설(說)'로, 고대 중국의 유학자 순자(荀子)가 주장한 학설입니다. 악당(惡黨)은 '악한(惡) 무리(黨)'이고, 증오(憎惡)는 '미워하고(憎) 싫어하다(惡)'는 뜻입니다.
공손할 공(恭)자에 들어가는 함께 공(共)자는 두 손(廾)으로 함께 어떤 물건을 바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에서 '함께, 같이, 바치다, 공손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마음이) 공손하다'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음 심(心)자가 추가되었습니다. 글자 아래에 있는 것이 마음 심(心)자의 변형 자입니다. 공경(恭敬), 공대(恭待), 공손(恭遜) 등에 사용됩니다.
지혜(智慧), 혜안(慧眼) 등에 들어가는 지혜 혜(慧)자는 '영리한(彗) 마음(心)이 지혜롭다'는 뜻입니다. 비 혜(彗)자는 '영리하다, 총명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혜안(慧眼)은 '지혜로운(慧) 눈(眼)'이란 뜻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안목과 식견을 말합니다.
- 사람의 성품(2)
▶ 자(恣:恣:) : (마음이) 방자할 자, 마음 심(心) + [버금 차(次)→자]
▶ 우(愚:愚:) : (마음이) 어리석을 우, 마음 심(心) + [원숭이 우(禺)]
▶ 만(慢:慢:) : (마음이) 거만할 만, 마음 심(忄) + [길게 끌 만(曼)]
▶ 태(怠:怠:) : (마음이) 게으를 태, 마음 심(心) + [별 태(台)]
방자할 자(恣)자의 방자(放恣)는 '어려워하거나 삼가는 태도가 없이 건방지거나 멋대로 하다'는 뜻입니다. 방자한 것은 마음에서 기인하니까, 마음 심(心)자가 들어갑니다. '나쁜 짓을 서슴없이 자행하다'에서 자행(恣行)은 '멋대로(恣) 행하다(行)'는 뜻입니다.
어리석을 우(愚)자는 '원숭이(禺)의 마음(心)이 어리석다'는 뜻입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은 '어리석은(愚) 사람(公)이 산(山)을 옮기다(移)'라는 뜻으로, 아무리 우직하다 해도 쉬지 않고 노력하면 큰일도 해낼 수 있음을 일컫습니다. 만우절(萬愚節)은 '많은(萬) 사람이 바보(愚)가 되는 명절(節)'입니다.
거만할 만(慢)자는 '일을 항상 길게 끌어서(曼) 하는 것은 마음(忄)이 게으르기 때문이다'는 뜻으로, 원래 '게으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게으르다→느리다→방종하다→거만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태만(怠慢)은 '게으르고(怠) 게으르다(慢)'는 뜻이고, 만성질환(慢性疾患)은 '느린(慢) 성질(性)의 질환(疾患)'으로, 잘 낫지도 않으며 오래 끄는 병(病)입니다. 급성질환(急性疾患)의 반대입니다. 오만(傲慢)은 '거만하고(傲) 거만하다(慢)'는 뜻입니다.
게으를 태(怠)자는 '마음(心)이 게으르다'는 뜻입니다. 태업(怠業)은 '일(業)을 게을리 하다(怠)'는 뜻으로, 겉으로는 일을 하지만 의도적으로 일을 게을리 하는 노동쟁의 행위의 하나입니다. '일(業)을 그만 두다(罷)'는 뜻의파업(罷業)보다 약한 노동쟁의 행위입니다. 과태료(過怠料)는 '지나친(過) 게으름(怠)에 대한 요금(料金)'입니다. 법률상의 의무 이행을 태만(怠慢)히 한 사람에게 벌(罰)로 부담하게 하는 돈으로, 벌금과 달리 형벌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 법령 위반에 대하여 부과합니다. 예를 들어, 이사를 한 후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이것은 형벌이 아니라 주민등록을 이전할 의무를 태만(怠慢)했기 때문입니다.
- 기타(1)
▶ 은(恩:恩:) : (마음의) 은혜 은, 마음 심(心) + [인할/의지할 인(因)→은]
▶ 혜(惠:惠:) : (마음의) 은혜 혜, 마음 심(心) + 오로지 전(專)
▶ 충(忠:忠:) : (마음의) 충성 충, 마음 심(心) + [가운데 중(中)→충]
▶ 간(懇:恳:) : (마음의) 정성 간, 마음 심(心) + [간절할 간(貇)]
▶ 관(慣:惯:) : (마음의) 버릇 관, 마음 심(忄) + [꿸/익숙할 관(貫)]
은혜 은(恩)자는 '의지하는(因) 사람에게 마음으로(心) 은혜를 느끼다'는 뜻입니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풀(草)을 묶어(結) 은혜(恩)를 갚다(報)'는 뜻으로, 죽어서도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중국 춘추 시대에 풀을 묶어 놓아 적군이 탄 말이 걸려 넘어지게 하여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은혜 혜(惠)자는 '오로지(專) 한결같은 마음(心)으로 남에게 은혜(恩惠)를 베풀다'는 뜻입니다. 광혜원(廣惠院)은 '널리(廣) 은혜를 베푸는(惠) 집(院)'으로, 1885년(고종 22년)에 미국인 선교사 앨런의 주관 아래 세워진 한국 최초의 근대식 병원입니다. 이후 제중원(濟衆院: 중생들을 구제해 주는 집)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충성 충(忠)자는 원래 '마음(心)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中)에 있어서 공평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공평하다→정성스럽다→충성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충고(忠告)는 '정성스럽게(忠) 고하다(告)'는 뜻으로, 남의 잘못을 고치도록 진심으로 타이르는 것입니다. 충렬왕(忠烈王)은 '충성(忠)을 열렬하게(烈) 하는 왕(王)'이란 뜻으로, 고려 25대 왕입니다. 당시 원나라의 지배하에서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 이름입니다. 이후에도 충선왕(忠宣王, 26대), 충숙왕(忠肅王, 27대), 충혜왕(忠惠王, 29대), 충목왕(忠穆王, 29대), 충정왕(忠定王, 30대) 등 모두 충성 충(忠)자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31대 공민왕(恭愍王)은 원나라 위왕의 딸 노국공주와 결혼하였지만, 몽고의 연호와 관제를 없애고 고려의 제도를 복귀시키는 등 반원(反元) 정책을 펼쳤습니다.
간청(懇請), 간절(懇切) 등에 들어가는 정성 간(懇)자는 '마음(心)이 간절하니(貇) 정성스럽다'는 뜻입니다. 간청(懇請)은 '간절히(懇) 청하다(請)'는 뜻입니다. 간담회(懇談會)는 '마음을 터놓고 정성스럽게(懇) 이야기하는(談) 모임(會)'입니다.
버릇 관(慣)자는 '오랫동안 익숙해진(貫) 마음(忄)이 버릇이다'는 뜻입니다. 꿸 관(貫)자는 '꿰다→뚫다→통과하다→달성하다→익숙하다' 등의 뜻이 있습니다. 관성(慣性)은 '버릇(慣)처럼 계속 하려는 성질(性)'로, 물리학에서는 정지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하려고 하고, 움직이고 있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하는 성질을 말합니다. 관습법(慣習法)은 '사회에서 형성된 관행(慣行)이나 습관(習慣)이 굳어져서 법의 효력을 갖게 된 법(法)'입니다. 관용어(慣用語)는 '버릇(慣)처럼 사용하는(用) 말(語)'입니다. '죽다'라는 말을 '돌아가다' 혹은 '세상을 떠나다'고 표현하는데, 이와 같이 원래의 뜻과는 달리 습관(習慣)적으로 쓰는 말을 관용어라고 합니다.
- 기타(2)
▶ 망(忙:忙:) : (마음이) 바쁠 망, 마음 심(忄) + [망할 망(亡)]
▶ 망(忘:忘:) : (마음이) 잊을 망, 마음 심(心) + [망할 망(亡)]
▶ 혹(惑:惑:) : (마음이) 미혹할 혹, 마음 심(心) + [혹 혹(或)]
▶ 인(忍:忍:) : (마음으로) 참을 인, 마음 심(心) + [칼날 인(刃)]
▶ 홀(忽:忽:) : 갑자기 홀, 마음 심(心) + [말 물(勿)→홀]
잊을 망(忘)자와 바쁠 망(忙)자는 둘 다 마음 심(心/忄)자에 망할 망(亡)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하나는 '마음(心)을 잊다(亡)'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忄)을 잊어버릴(亡) 정도로 바쁘다'는 뜻입니다. 망우초(忘憂草)는 '근심(憂)을 잊게(忘) 해주는 풀(草)'이란 뜻으로, 담배를 이르는 말입니다. 망중한(忙中閑)은 '바쁜(忙) 중(中)에도 한가한(閑) 때'를 말하고, 공사다망(公私多忙)은 '공적인(公) 일과 사적인(私) 일로 많이(多) 바쁘다(忙)'는 뜻입니다.
의혹(疑惑), 현혹(眩惑), 유혹(誘惑) 등에 들어가는 미혹할 혹(惑)자는 '마음(心)이 혹(或)하는 것이 미혹(迷或)하다'는 뜻입니다.
참을 인(忍)자는 원래 '칼날(刃)을 심장(心)에 꽂을 정도로 잔인(殘忍)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잔인(殘忍)하다→(잔인함을) 견디다→참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인동초(忍冬草)는 '겨울(冬)을 참고(忍) 나는 풀(草)'이란 뜻으로, 겨우살이덩굴을 말합니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은 '눈(目)으로 차마(忍) 볼(見) 수 없다(不)'는 뜻으로, 몹시 참혹하거나 처참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갑자기 홀(忽)자는 원래 '마음(心)에 두지 않다(勿)'는 뜻입니다. 이후 '마음에 두지 않다→소홀(疏忽)히 하다→잊다→문득 (잊다)→갑자기'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홀대(忽待)는 '소홀히(忽) 대접하다(待)'는 뜻이고,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났다'에서 홀연(忽然)은 '갑자기(忽) 그러하다(然)'라는 뜻입니다.
- 기타(3)
▶ 응(應:应:応) : (마음으로) 응할 응, 마음 심(心) + [매 응(鷹)]
▶ 식(息:息:) : 숨쉴 식, 마음 심(心) + 스스로 자(自)
▶ 회(懷:怀:懐) : (마음에) 품을 회, 마음 심(忄) + [그리워할 회(褱)]
▶ 항(恒:恒:) : 항상 항, 마음 심(忄) + [뻗칠 긍(亘)→항]
▶ 유(悠:悠:) : 멀 유, 마음 심(心) + [바 유(攸)]
우리나라의 매사냥은 고조선 때부터 있었고, 고려 시대에 응방(鷹坊)이라는 관청까지 두었습니다. 매사냥꾼은 매와 마음이 잘 통해야 합니다. 응할 응(應)자는 '사냥하는 매(鷹)가 사람의 마음(心)에 응하다'는 뜻입니다. 응답(應答), 대응(對應), 반응(反應) 등에 사용됩니다. 응인(應人)은 '매에 응하는(應) 사람(人)'이란 뜻으로, 매사냥꾼을 뜻합니다. 임기응변(臨機應變)은 '어떤 기회(機)에 임하면(臨), 대응하여(應) 변하다(變)'는 뜻으로,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맞추어 재빨리 그 자리에서 알맞게 대처하는 것을 이릅니다.
숨쉴 식(息)자는 '공기가 코(自)에서 (허파를 거쳐) 심장(心)으로 가다'는 뜻입니다. 이후 '숨 쉬다→(숨을 쉬면서) 쉬다→(숨 쉬며) 살다→번식하다→자식(子息)' 등의 뜻도 생겼습니다. 마식령산맥(馬息嶺山脈)은 '산이 너무 험해 말(馬)도 쉬어(息) 가는 고개(嶺)가 있는 산맥(山脈)'으로, 강원도와 황해도의 경계를 이루는 산맥입니다.
품을 회(懷)자는 '그리워하는(褱) 사람을 마음(忄)에 품다'는 뜻입니다. 방법적 회의(方法的懷疑)는 '확실한 진리에 이르기 위한 방법으로(方法的) 모든 것에 의심(疑)을 품다(懷)'는 뜻으로,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1596~1650년)가 확실한 진리에 이르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것(감각, 의식, 철학적 이론 등)을 먼저 의심스러운 거짓으로 단정하고, 의심할 수 없이 확실하다면 진리로 인정하였습니다. 데카르트는 자기 자신조차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됩니다.
항상 항(恒)자는 '마음(心)이 항상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항등식(恒等式)은 '항상(恒) 같은(等) 식(式)'으로, 등식(等式)에서 미지수의 값이 얼마이든 항상 같은 식입니다. 예를 들어 x+x=2x라고 하면 미지수 x가 얼마가 되든지 항상 양변이 같습니다. 항성(恒星)은 '위치가 항상(恒) 일정한 별(星)'로, 천구 위에서 위치를 바꾸지 않는 별입니다. 행성(行星), 위성(衛星), 혜성(彗星) 등을 제외한 별 모두가 항성입니다.
멀 유(悠)자는 원래 '마음(心)으로 근심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근심하다→생각하다→한가하다→아득하다→멀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유유자적(悠悠自適)은 '한가하고(悠) 한가하게(悠) 스스로(自) 즐기다(適)'는 뜻으로, 속세에 속박됨이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편히 지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유구한 역사'에서 유구(悠久)는 '아득히 먼(悠) 오래(久)'란 뜻입니다.
- 기타(4)
▶ 헌(憲:宪:) : 법 헌, 해칠 해(害) + 눈 목(目/罒) + 마음 심(心)
▶ 은(隱:隐:隠) : 숨을 은, 언덕 부(阜/阝) + [숨길 은(㥯)]
▶ 현(懸:悬:) : 매달 현, 마음 심(心) + [고을 현(縣)]
▶ 태(態:态:) : 모양 태, 마음 심(心) + 능할 능(能)
▶ 징(懲:惩:) : 징계할 징, 마음 심(心) + [부를 징(徵)]
법 헌(憲)자는 죄수나 전쟁 포로의 한쪽 눈(罒)을 해(害)하여 애꾸눈을 만들었던 형벌(刑罰)에서 법(法)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애꾸눈으로 만들어 노동력은 유지하면서 거리감을 없애 반항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법을 마음으로 지킨다'고 해서 마음 심(心)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입헌군주제(立憲君主制)는 '헌법(憲)을 제정하고(立) 그 헌법에 따라 군주(君主)가 다스리는 제도(制)'입니다. 왕이 나라를 다스린다는 의미에서는 군주와 같지만, 의회에서 만든 헌법에 따라 다스린다는 점에서 왕이 마음대로 다스리는 절대군주제나 전제군주제와는 다릅니다. 이런 이유로 입헌군주제를 제한군주제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입헌군주제는 시민혁명 이후 막강한 군주의 권한을 제한하려는 과정에서 출현하였습니다.
숨을 은(隱)자에 들어가는 숨길 은(㥯=爪+工+彐+心)자는 두 손(爪, 彐) 사이에 무언가(工)를 숨기려는 마음(心)을 나타내는 글자입니다. 나중에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언덕 부(阝)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언덕(阝) 뒤에 숨는다'라는 뜻입니다. 은인자중(隱忍自重)은 '괴로움을 숨기며(隱) 참고(忍) 스스로(自) 신중히(重) 하다'는 뜻입니다.
매달 현(懸)자에 들어가는 고을 현(縣)자는 나무(一)에 줄(糸)을 매어 꺼꾸로 된 머리(首→県)를 매단 모습입니다. 따라서 원래의 뜻은 사형수의 목을 잘라 높이 '매달다, 걸다'는 뜻입니다.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목은 주로 고을의 성문 앞에 달았고, 결국 현(縣)자는 고을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마음 심(心)가 추가되어 매달 현(懸)가 생겼습니다. 마음 심(心)자가 붙은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는 것이 '마음에 매달려 있다'라고도 합니다. 현수교(懸垂橋)는 '매달려(懸) 드리워져(垂) 있는 다리(橋)'입니다. 현상금(懸賞金)은 '상으로(賞) 걸어(懸) 놓은 돈(金)'입니다.
모양 태(態)자는 '능(能)히 일을 할 수 있는 자신에 찬 마음(心)이 얼굴이나 태도에 나타나다'는 데에서 '모양, 태도(態度)'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변태(變態)는 '모양(態)이 변하다(變)'는 뜻으로, 장구벌레가 자라면 모기가 되고, 구더기는 파리, 송충이는 솔나방, 배추벌레는 나비가 되는 것처럼, 자라면서 모양이 완전히 변하는 것을 변태라고 합니다. 나비, 벌, 모기, 파리와 같이 유충(幼蟲: 애벌레)→번데기→성충(成蟲) 등, 3단계로 변하는 것을완전변태(完全變態)라 하고, 하루살이, 매미, 잠자리, 메뚜기, 바퀴벌레와 같이 유충(幼蟲)→성충(成蟲) 등 2단계로 변하는 것을 불완전변태(不完全變態)라 합니다. 성적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을 보고 변태(變態)라고 하는데, 이때는 '상태(狀態)가 이상하게 변(變)하다'는 뜻입니다.
징계할 징(懲)자의 어원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글자 내에 칠 복(攵)자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매로 때리며(攵) 혼내다, 징계(懲戒)하다, 응징(膺懲)하다'는 뜻이 생겼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선(善)을 권하고(勸), 악(惡)을 징계하다(懲)'는 뜻으로, 《흥부전》과 같은 고대소설의 주제는 대부분 권선징악입니다. 징역(懲役)은 '징계하기(懲) 위해 부리다(役)'는 뜻으로,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강제노역에 동원됩니다. 반면 금고(禁錮)는 '자유를 금(禁)하고 막다(錮)'는 뜻으로, 감옥에 갇혀 자유를 구속당하지만, 강제노역을 하지 않는 점에서 징역과 구별됩니다. 징역형은 보통 강도, 강간, 절도, 사기죄 등의 파렴치범에 과하여지고, 금고형은 정치범, 과실범 등에 주로 부과되는 형벌입니다.
사단칠정 (四端七情)
정의
인간의 네 가지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心]과 일곱 가지 감정[情]을 가리키는 유교용어. 사칠론 · 수양론.
내용
사단은 측은지심(惻隱之心) · 수오지심(羞惡之心) · 사양지심(辭讓之心) · 시비지심(是非之心)의 네 가지 마음(감정)으로서 각각 인(仁) · 의(義) · 예(禮) · 지(智)의 착한 본성[德]에서 발로되어 나오는 감정이다.
그러므로 단서라고 이름 붙였는데, 단(端)이라 함은 선(善)이 발생할 가능성을 가진 시초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맹자의 용어로서 ≪맹자≫ 공손추편(公孫丑篇)에 나온다.
측은지심은 타인의 불행을 아파하는 마음, 수오지심은 부끄럽게 여기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 사양지심은 타인에게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은 선악시비를 판별하는 마음이다.
맹자에 의하면 이 사단은 모든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일종의 선천적인 도덕적 능력이다. 그러므로 맹자는 이것을 확충함으로써 인 · 의 · 예 · 지의 덕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측은지심의 경우 어린 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 누구나 아무 조건 없이 그 아이를 끌어안고 구하려는 마음이 순수하게 발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소박한 자발적인 행위를 보면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단설은 맹자 성선설(性善說)의 근본으로서 인간의 도덕적 주체 내지 도덕적 규범의 근거를 이루고 있다.
칠정은 희(喜) · 노(怒) · 애(哀) · 구(懼) · 애(愛) · 오(惡) · 욕(欲)의 일곱 가지 감정인데, ≪예기≫ 예운편(禮運篇)에서 비롯하여 당(唐)의 한유(韓愈)가 <원성편 原性篇>에서 7정으로 나누어 논하였다. 이것은 중국 고대에서 오래 전부터 있던 사상으로서 인간이 외부 사물에 접하면 여러 가지 정이 표현되는 심리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중용≫에는 희로애락의 발현[發] 이전을 ‘중(中)’, 발현하여 절도에 맞는 감정으로 나타나는 것을 ‘화(和)’라 말하고 있는데, 결국 칠정은 여기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심리의 숨김없는 현실태를 총칭한 것이다.
이렇게 사단과 칠정은 별도로 주장된 것인데, 송대에 성리학이 성립되면서 이른바 사서(四書) 중심의 학풍으로 바뀌자 맹자의 사단설이 중시되고, 아울러 사단에 대립되는 개념인 칠정을 논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주자에 있어서는 사단과 칠정을 조선조 성리학에서처럼 첨예하게 대립시켜 상세하게 논의하지는 않았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황(李滉)과 기대승(奇大升) 간의 논쟁 이후로 성혼(成渾)과 이이(李珥)의 논쟁을 거쳐 한 말에 이르기까지 조선조 주자학자로서 이 사단칠정에 대해 한마디하지 않은 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국 성리학 논쟁의 중요 쟁점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사칠론에 존재론적 범주로 사용되던 이(理)와 기(氣)의 개념이 도입되고, 또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이라는 개념이 함께 논의됨으로써 그 논쟁이 한층 복잡하게 되었다.
주자는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四端是理之發 七情是氣之發)”라고 하였다.
또 주자는, 제자가 “희 · 노 · 애 · 구 · 애 · 오 · 욕은 칠정이므로 그것은 인간 본성에서 발현되어 나오는 것입니다만, 노(怒)는 수오지심에서 발현되어 나오고, 희 · 애 · 욕은 모두 측은지심에서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라고 물은 데 대하여, “애 · 구는 어디에서 발현되어 나오는가? 아마 측은지심에서 발현되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구(懼)는 두려운 마음이 심한 경우이다. 그러나 칠정을 사단에 일대 일로 나누어 배속(비교) 시킬 수는 없다. 칠정은 그 자체가 사단 속을 꿰뚫어 지나가고 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취지로 칠정은 사단에 배속시키는 문제를 물은 데 대하여, “대략 서로 비슷한 것과 갖다 붙여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뿐”이거나 “본디 사단과 칠정은 서로 비슷한 점이 있긴 있다”라고 말하였다.
또한 주자는 “측은 · 수오도 중절(中節 : 절도에 맞음.)과 부중절(不中節 : 절도에 맞지 않음.)이 있다”며, “사단은 시시로 발현하는데 거기에 정(正) · 부정(不正)이 있다”라고 하여 사단도 그 발현에 있어서는 절도에 맞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사단도 인간 본성에서 발현되어 나온 감정이기 때문에 그 나타난 현 실태를 보면 중절 · 부중절과 정 · 부정이 있다는 뜻이다.
우리 나라에서의 사단칠정을 둘러싼 논의는 처음에 이황과 기대승 사이에서 벌어졌다.
그 뒤 이이가 기대승의 설을 지지하고 이황의 설을 반대함으로써 그 논의는 확대되어 성리학 논쟁의 핵심 문제로 등장, 사단 · 칠정뿐 아니라 이기론(理氣論) 및 정치 사회관에 이르기까지 두 유형의 사고 방식의 대립을 보이게까지 되었다.
이로 인하여 주리학파(主理學派) · 주기학파(主氣學派)로 학파가 나누어 그 뒤 많은 학자들이 학파적 관심을 가지고 토론하였다. ‘주리’ · ‘주기’의 문구는 이황과 기대승 사이의 논쟁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서 각각 도덕론적 입장과 존재론적 입장을 상징하고 있다.
즉, 주리 · 주기의 차이의 시원은 인간의 측면에서 자연을 해명하려는 입장과 자연의 측면에서 인간을 해명하려는 입장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이 두 관점의 혼재는 성리학의 본래적인 특성, 즉 자연법 사상의 특성으로 흔히 ‘천인합일(天人合一)’ 또는 ‘물리(物理)=도리(道理)’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황 이전에 정지운(鄭之雲)이 <천명도설 天命圖說>에서 “사단은 이에서 발현하고 칠정은 기에서 발현한다(四端發於理 七情發於氣)”라고 하였는데, 이 문구를 이황이 개작하여 “사단은 이가 발현한 것이요, 칠정은 기가 발현한 것이다(四端理之發 七情氣之發).”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기대승이 “칠정 이 외에 달리 또 사단이라는 정이 없다”라는 생각에서 이황에게 해명을 요구함으로써 문제가 발단되었다.
그 후 이황은 자기설을 수정하여 “사단은 이가 발현하는데 기가 거기에 따르는 것이요 칠정은 기가 발현하는데 이가 거기에 타는 것이다(四端理發而氣隨之七情氣發而理乘之)"라고 하였다.
그러나 기대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질문을 계속하여 논쟁이 수차 계속되었으며, 퇴계 사후에 이이가 기대승의 설을 지지하여 칠정은 사단을 내포한 것이며 사단도 기발이승(氣發理乘)일 뿐이라고 하여 이른바 ‘기발이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주장하였다.
이황은 “대개 사람의 몸은 이와 기가 합하여 된 것이다. 그러므로 양자가 서로 발용(發用)하고 서로 필요로 한다. 호발(互發)하므로 각각 주(主)된 바가 있음을 알 수 있고, 서로 필요로 하므로 서로 그 가운데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칠정 대 사단으로 분별하여 말하면 칠정의 기에 대한 관계는 사단의 이에 대한 관계와 같다. 또 사단도 물(物)에 감(感)하여 동(動)함은 칠정에 있어서와 다름없으나 다만 사단은 이가 발현하는데 기가 따르는 것이요, 칠정은 기가 발현하는데 이가 타는 것이다"라고 하여 사단 · 칠정 논의를 통하여 이 · 기가 상호발현[互發]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이황은 주자 학설 중 이와 기는 전연 별개라는 이른바 이기부잡(理氣不雜)의 면을 강조하여 이(理)를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와 기를 귀천(貴賤) 관계로 파악하였다.
즉, 이황은 이는 이성(理性), 기는 감성(感性)으로 보았으므로 이가 기를 제어하지 못하면 이욕(利欲)에 떨어져 짐승이 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황은 사단 · 칠정을 각각 도심(道心)과 인심(人心)에 견주어 선악으로 대립시켜 보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이황에게 있어서는 주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 · 기의 귀천 관계 내지 기에 대한 이의 제어라는 의미의 우열 관계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그가 우주론에서 이(理)는 작용하는 것으로 본 사고와 표리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즉, 존재론적 의미로서의 이 · 기를 도덕론을 중심으로 보려 하는 것으로 여기에 그의 성리학의 특색이 있다.
그러나 주자의 “사단은 이의 발현이요 칠정은 기의 발현이다”라는 명제 및 정지운의 “사단은 이에서 발현하고 칠정은 기에서 발현한다”는 명제는 본래 이 · 기를 대략 선악의 의미로 보아 그 개념을 빌려 사단과 칠정을 논하려고 하였던 소박한 입론(立論)이었다.
그런데 퇴계가 이를 “사단은 이발이기수지, 칠정은 기발이이승지(四端理發而氣隨之 七情氣發而理乘之)”라고 고침으로써 ‘발(發)’에 더욱 강조점이 옮겨지게 되고, 또 ‘수(隨)’자와 ‘승(乘)’자를 대치시켜 은연중 이(理)를 강조하려는 생각을 표현하게 되어, 결국 존재론적 개념인 이 · 기의 개념에 혼란을 가져오게 했던 것이다.
즉, 이(理)는 발현할 수 없는데, 이러한 능동적 발현이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이 · 기 개념으로는 그의 도덕론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위의 명제에서 나타난 그의 사상적 특성과 그의 언어 사용상의 착오와 한계는 구분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퇴계의 입론에 담긴 사상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다.
이황의 이발론(理發論)과 관련하여 고려할 점은 성리학의 심성구조론(心性構造論)인 ‘성이 발현하여 정이 된다(性發爲情)’라는 명제다. 이는 성 · 정을 본체와 작용으로 나누어 심성의 구조를 말한 것으로서 성(性)의 본체의 운동이나 작용을 말한 것이 아니다.
이황의 “사단은 이(理)의 발현[發]”이라는 입론에서의 ‘발(發)’의 의미와는 언어상의 큰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이황의 ‘이발론’은 왕수인(王守仁)의 ‘심즉리(心卽理)’가 “심을 이에 합치시켜라”라고 하는 수양론적 의미가 강한 것과 같이 “이가 기를 제어하여 금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도덕론적 강령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이황의 이러한 주리적 사고는 그 뒤 이진상(李震相)에 이르러 왕양명과는 다른 ‘심즉리’ 설을 주창하게 되는데, 이는 주리적 사고의 필연적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이는 이황이 사단을 이(理)의 발현 즉, 이성적 작용으로 파악한 데 대해 이성적 작용도 작용인 이상 기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이는 무위(無爲)라는 주자의 설을 계승, 존재와 도덕을 일괄하여 이 · 기 관계를 이른바 ‘기발이승일도설’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사단과 칠정의 관계는 칠정은 기의 발동의 총칭이므로 사단은 칠정에 포함된다고 본다. 이이는 “사단과 칠정은 본연지성(本然之性) · 기질지성(氣質之性)과의 관계와 같다. 본연지성은 기질을 겸하지 않고 말한 것이며, 기질지성은 도리어 본연지성을 겸한다.
그러므로 사단은 칠정을 겸하지 못하나 칠정은 사단을 겸한다”라고 하였다. 그는 인심 · 도심은, 이황에서처럼 대립적이기는 하나, 그것이 사단 · 칠정과 같은 대립 관계는 아니라고 하였다.
칠정이 사단을 포함한다는 주장에서 이이는 다시 칠정과 사단을 비슷한 것끼리 연결시켜, 측은은 애(愛)에, 수오는 오(惡)에, 공경은 구(懼)에, 시비는 ‘희로(喜怒)의 당연성 여부를 아는 것’에 배속시킨다.
그러나 주자는 칠정과 사단은 비슷한 점이 있지만 그 성격상 나누어 붙이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이의 ‘사칠배속’은 그의 ‘기발이승일도설’의 필연적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지나친 천착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칠정의 선한 것과 사단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단은 도덕의 표준이라는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칠정의 선한 것과 같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이는 존재론의 입장에서 도덕률을 규정하려고 하였으므로 ‘천지의 변화(天地之化)’는 바로 ‘내 마음의 발현(吾心之發)’이라고 하여 천지에 이화(理化) · 기화(氣化)의 구분이 없다면 우리 마음에도 이발 · 기발이 없다고 하였다.
이이의 이러한 입장은 그의 ‘이통기국(理通氣局)’의 명제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즉, 기는 물질적 · 시간적 유한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국(氣局)’이고, 이는 초월적 존재로 보편적 존재이기 때문에 시공(時空)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통(理通)’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의 ‘기발이승일도설’은 더 나아가 ‘심시기(心是氣)’를 주장하게 되고, 이 설은 그 뒤 주기학파의 송시열(宋時烈) · 한원진(韓元震) 등에게 계승되었다.
우리나라에서의 사칠 논쟁은 이황 · 기대승 · 이이의 초기 논쟁에서는 이황의 ‘발(發)’개념의 오해, 이이의 사칠배속의 천착 등으로 개념상의 혼란이 야기되어 논쟁의 실마리가 잘 풀리지 않았다.
더욱이 존재론적 시각(사실의 차원)과 도덕론적 시각(가치의 차원) 상호 간의 입장 이해가 전제되지 않아 논쟁이 언어상의 논쟁에 맴돌았다.
그러나 그 뒤 많은 학자들이 다시 논의함으로써 개념이 다시 분석, 정리되어 이황 · 이이의 사고방식이 점차 명료하게 되어 갔다. 물론 이 논쟁의 시원적 원인은 자연법사상으로서의 주자학 자체 내에 있었다.
즉, 존재론의 차원에서는 이(理)가 무위(無爲)이면서 도덕론에서는 ‘사단은 이의 발현’이라 하였고, 사단은 본성의 발현으로 순선무악(純善無惡)하다고 하면서 사단에도 ‘중절 · 부중절’ 또 ‘정 · 부정’이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유학 사상사에서 사단칠정론은 성리학 이론 논쟁의 핵심이지만 이것이 사상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현실을 보는 두 유형의 사고정형(思考定型)으로서 이황의 이상주의, 이이의 현실주의를 형성하였다.
참고문헌
『주자대전(朱子大全)』
『주자어류(朱子語類)』
『퇴계전서』
『율곡전서』
『조선유학사』(현상윤, 민중서관, 1948)
『퇴계의 생애와 사상』(이상은, 서문당, 1973)
『율곡의 생애와 사상』(이병도, 서문당, 1973)
한자 부수 | 인간 칠정을 가진 마음 심(心/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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