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재주를 어디에다 쓰겠는가?
말재주를 어디에다 쓰겠는가? 유석재 기자 ‘논어(論語)’를 읽다 보면 가끔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지극히 성인군자적인 자세를 취하던 공자(孔子)마저도 가끔은 온몸을 휘감아 눈에서 휘황한 광채를 내뿜을 정도의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말을 더듬은 흔적까지 보입니다. 예를 들어 공야장(公冶長)편의 다음과 같은 부분입니다. 或曰: 雍也, 仁而不佞(人변, 二밑에女). 혹왈: 옹야, 인이불녕. [어떤 사람이 “옹(雍)은 어질지만 말재주가 없다”고 말했다.] 子曰: 焉用佞, 禦人以口給, 屢憎於人, 不知其仁, 焉用佞. 자왈: 언용녕, 어인이구급, 누증어인, 부지기인, 언용녕.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재주를 어디에 쓰겠는가. 약삭빠른 구변(口辯)으로 남의 말을 막아서 자주 남에게 ..